
2026년 미국 소비 트렌드 전망 — 예산 세운 가구 53%, 지출 절감 1순위는 외식
2026년 미국인 34%는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으로, 28%는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예산을 세운 가구는 53%로 늘었고, 재정 전망이 나쁠수록 외식비부터 먼저 줄였다. 유고브가 진행한 2026년 미국 소비 예산 설문 결과.
시장조사업체 유고브(YouGov)가 미국 성인 1,340명을 대상으로 2026년 재정 전망과 예산 계획을 물었다. 결과는 낙관과 비관이 팽팽하게 갈리는 모습이었다. 재정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34%, 반대로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28%였고 나머지 33%는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흥미로운 건 예산 계획을 세운 미국인의 비율이 1년 새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 그리고 재정 전망이 나쁠수록 지갑을 훨씬 더 세게 닫는다는 점이다.

2026년 재정 전망, 젊을수록 낙관적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온도차가 뚜렷하다. 18~24세의 45%, 25~34세의 48%가 2026년 재정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35~44세(29%), 45~54세(30%), 55세 이상(30%)은 낙관 응답이 3할 안팎에 그쳤다. 재정 악화를 예상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55세 이상(32%)이었다. 성별로는 남성(36%)이 여성(32%)보다 살짝 더 낙관적이었다.
전반적으로 젊은 세대일수록 앞으로 살림살이가 나아질 거라는 기대가 크고, 중장년층으로 갈수록 신중하거나 방어적인 태도를 보인 셈이다.
예산 세운 가구 53%, 1년 만에 7%p 증가
2026년 예산 계획을 세운 미국인은 53%로 절반을 살짝 넘었다. 예산이 없다는 응답은 38%였다. 이는 2025년(예산 있음 46%, 없음 45%)과 비교하면 꽤 큰 폭의 변화다. 예산을 세우는 습관이 짧은 기간에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연령대별로는 35~44세가 58%로 예산 수립 비율이 가장 높았고, 45~54세는 50%로 가장 낮았다. 45~54세의 41%, 55세 이상의 43%는 예산이 없다고 답해, 중장년층에서 오히려 예산 관리에 소극적인 경향이 나타났다.
무엇을 위해 예산을 짜는가
예산을 세운 응답자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가장 많이 나온 답은 "식비·월세·공과금 등 필수 생활비를 확보하기 위해서"(66%)였다. 이 응답은 여성(70%), 25~34세(69%), 45~54세(69%)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저축을 늘리기 위해 예산을 짠다는 응답은 49%였고, 18~24세와 25~34세에서는 61%까지 올라갔다. 과소비를 막기 위해서라는 응답은 38%, 빚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35%였다. 주택 계약금이나 여행처럼 구체적인 목표를 위해 저축한다는 응답도 29%로 적지 않았다.
스프레드시트 vs 예산 앱, 승자는 아날로그
예산 관리 도구로는 의외로 스프레드시트 같은 수기 방식이 35%로 가장 많이 쓰였다. 심지어 18~24세(47%)와 35~44세(41%)에서도 수기 관리가 앱보다 우세했다.
예산 앱 사용률은 전체 16%였지만 25~34세로 좁히면 34%까지 뛰었다. 은행이 제공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쓴다는 응답은 17%, 개인 재무설계사 등 민간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응답은 11%였다.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세대에서도 결국 손에 익은 엑셀이 가장 신뢰받는 도구라는 점이 눈에 띈다.
재정 전망이 갈라놓는 지출 습관
이번 조사에서 가장 뚜렷한 대조를 보인 대목은 지출 절감 계획이다. 재정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일수록 훨씬 더 적극적으로 지갑을 닫았다.
외식·음주를 줄이겠다는 응답은 재정 악화 예상 그룹에서 66%로, 개선 예상 그룹(50%)보다 16%p 높았다. 다른 항목의 격차는 더 크게 벌어졌다.
- 의류: 악화 예상 54% vs 개선 예상 30%
- 커피·택시 같은 일상 편의 소비: 48% vs 33%
- 구독 서비스: 48% vs 31%
- 행사·나들이: 48% vs 21%
- 여행: 46% vs 20%
생필품에 가까운 항목에서도 차이는 이어졌다. 식료품 지출을 줄이겠다는 응답은 악화 예상 그룹 33%, 개선 예상 그룹 18%였다. 건강·웰니스 지출 축소는 25% vs 13%, 주거비·공과금 절감은 16% vs 10%였다.
반대로 "어디서도 지출을 줄이지 않겠다"는 응답은 재정 개선을 기대하는 그룹에서 24%로, 악화를 예상하는 그룹(12%)의 두 배에 달했다.

그런데도 지갑을 여는 곳들
전망이 어둡다고 모두가 소비를 줄이기만 하는 건 아니다. 식료품의 경우 오히려 재정 악화를 예상하는 그룹(34%)이 개선을 예상하는 그룹(22%)보다 지출을 늘리겠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값이 오를 걸 대비해 미리 사두려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반면 여행·웰니스·미용 같은 항목은 정반대 패턴을 보였다. 재정 개선을 기대하는 그룹은 여행 지출을 늘리겠다는 응답이 21%로, 악화를 예상하는 그룹(6%)의 세 배가 넘었다. 웰니스(13% vs 6%), 건강·미용(13% vs 7%), 의류(10% vs 7%), 행사·나들이(10% vs 3%), 외식(10% vs 7%)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다만 주거비·공과금 지출 확대 계획은 두 그룹이 13%와 16%로 큰 차이가 없었다.
"어디에도 지출을 늘리지 않겠다"는 응답은 재정 악화를 예상하는 그룹에서 45%로, 개선을 기대하는 그룹(37%)보다 많았다. 전망이 어두울수록 방어적인 소비 태도가 뚜렷해지는 흐름은 절감 항목뿐 아니라 지출 확대 계획에서도 그대로 이어진 셈이다.
조사 개요
이번 조사는 2026년 2월 12일부터 18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18세 이상 미국 성인 1,340명을 대상으로 했다. 미국 인구조사국(Census Bureau)의 미국지역사회조사(ACS) 기준에 맞춰 연령·인종·성별·교육수준·지역별로 가중치를 적용한 전국 대표 표본이다.
재정 전망 자체는 낙관과 비관이 팽팽했지만, 예산을 세우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흐름만큼은 뚜렷했다. 그리고 그 예산 안에서 어디를 줄이고 어디는 지키는지는 결국 "앞으로가 나아질 거라 믿는가"에 달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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