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U AI법 옴니버스 2026년 5월 7일 합의 분석 — 고위험 의무 2027·2028년으로 연기
EU가 2026년 5월 7일 디지털 옴니버스에 정치적 합의를 이루며 AI법 고위험 의무 시행을 2027년 12월과 2028년 8월로 미뤘다. 워터마킹 기한, 분야별 규제 조정, 그대로 유지된 GPAI 조항까지 한국 기업 관점에서 변경점을 정리한다.
2026년 5월 7일, EU 이사회와 유럽의회가 '디지털 옴니버스(Digital Omnibus)'에 정치적 잠정 합의를 이뤘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AI법(AI Act)의 고위험 의무 시행 시점을 대폭 뒤로 미룬 것이다. 규제의 방향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지만, 기업이 준비할 시간표가 재편됐다.
논쟁의 발단은 AI법이 기존 분야별 규제(기계, 의료기기, 완구 등)와 어떻게 맞물릴지였다. 같은 제품에 두 벌의 적합성 평가를 요구하는 중복 규제 부담을 줄이는 것이 이번 조정의 실질적 목표다.

무엇이 미뤄졌나 — 새 시행 시간표
이번 합의로 조정된 주요 기한은 다음과 같다.
| 대상 | 기존 기한 | 변경 후 | 지연폭 |
|---|---|---|---|
| 제5조 금지 관행 | 2025-02-02 | 변동 없음(이미 시행) | — |
| 워터마킹·합성콘텐츠 고지(제50조) | 2026-08-02 | 2026-12-02 | 4개월 |
| 부속서 III 독립형 고위험 시스템 | 2026-08-02 | 2027-12-02 | 16개월 |
| 규제 제품 내장 고위험 AI(부속서 I) | 2027-08-02 | 2028-08-02 | 12개월 |
| 국가 규제 샌드박스 | — | 2027-08-02 | — |
주목할 점은 이 날짜들이 조건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원문은 이렇게 못박는다.
이 기한은 조화된 표준(harmonised standards)과 집행위 가이던스가 그때까지 준비되든 아니든 그대로 적용된다.
즉 기술 표준이 늦어지면 시행도 미뤄질 것이라는 기대는 접어야 한다. 표준 미비를 이유로 한 추가 연기를 차단한 셈이다.
새로 추가된 금지 조항
제5조 금지 관행 목록에 항목이 하나 늘었다. 동의 없는 성적 이미지와 아동 성착취물 생성을 겨냥한 것으로, 이른바 '누드화(nudifier) 앱'이 직접 대상이다.
- 사업자가 실효적 예방 안전장치를 구현하면 세이프 하버(safe harbor)를 적용받는다.
- 이 의무는 범용 모델 제공자와 이를 활용하는 다운스트림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양쪽 모두에 적용된다.
생성형 이미지 기능을 다루는 서비스라면, 이미지 오용을 막는 안전장치를 갖췄는지 지금 점검해야 하는 이유다.
분야별 규제와의 조정 — 두 갈래 접근
중복 규제 문제는 분야를 나눠 다르게 풀었다.
기계(Machinery): AI법 직접 적용에서 완전히 빠진다. AI 관련 보건·안전 요건은 대신 기계규정(Machinery Regulation)의 위임법을 통해 통합되며, 적합성 평가를 하나로 묶는다.
그 외 분야(의료기기·완구·리프트·선박 등): 2027년 이행법을 통한 조건부 제외다. 집행위는 분야별 법이 유사한 AI 특화 요건을 이미 담고 있는 경우 AI법 적용을 제한할 권한을 갖고, 사업자가 중복 준수를 피하도록 가이던스를 발표해야 한다.

그대로 남은 것 — 완화가 아닌 유지
연기와 예외가 부각됐지만, 운영상 중요한 세 가지 조항은 그대로 살아남았다.
- 제6조 3항 등록: 고위험이 아니라고 자체 판단한 시스템도 그 결정을 EU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해야 한다. 내부 판단이 곧 공개 신고로 바뀌며, 관할 당국과 AI 오피스가 검색할 수 있게 된다.
- 엄격 필요성 기준: 특수 범주 데이터를 처리하는 편향 교정 프로그램에는 '필요한(necessary)'이 아니라 '엄격히 필요한(strictly necessary)' 기준이 유지된다.
- GPAI 의무: 파운데이션 모델 제공자를 다루는 제51~55조는 변경 없이 계속 적용된다.
정리하면, 시행 시점은 미뤄졌지만 규제의 골격과 범용 AI에 대한 의무는 손대지 않았다.
한국 기업이 챙길 우선순위
원문은 "AI법 준수의 어려운 부분은 문서 템플릿이 아니라, 조직 안의 모든 AI 시스템을 찾아내는 일"이라고 짚는다. 실무 우선순위는 다음과 같이 갈린다.
지금 해야 할 것
- 독립형·내장형을 아우르는 AI 시스템 인벤토리 전수 조사와 최신화
- 2026년 12월까지 워터마킹·합성콘텐츠 고지 구현(원문은 약 7개월의 엔지니어링 시간을 예상)
- 이미지 생성 기능에 대한 제5조 대응 포지션 확립
미뤄도 되는 것
- 부속서 III 시스템에 대한 인증기관(notified body) 접촉
- 최종 적합성 문서 작성
- AI 제품의 CE 마킹 워크플로
추가 연기는 기대하지 마라
원문은 또 한 번의 연기 가능성을 낮게 본다. 첫 연기의 정치적 명분은 '표준 준비 미비'와 '경쟁력 압박'이었는데, 두 논거는 이미 소진됐다는 것이다. 재협상은 AI법이 구속력 있는 EU 법으로서 갖는 신뢰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 된다.
결론적으로, 기업은 2027년 12월과 2028년 8월을 유동적이 아닌 확정 시간표로 놓고 계획해야 한다. 한국 기업 관점에서 이번 합의의 함의는 분명하다. 준비 기간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규제 완화'가 아니라 '준비 시간의 재배분'이다. 늘어난 시간을 인벤토리 파악과 워터마킹 구현에 앞당겨 쓰는 곳과, 연기됐으니 미뤄도 된다고 판단하는 곳의 격차는 2027년 말에 드러날 것이다.
여러분의 조직은 지금 AI 시스템 인벤토리를 어디까지 파악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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