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생물로 만든 인공세포, 세계 최초로 성장·분열 성공 — 아직 생명은 아닌 이유
미네소타대 연구진이 무생물 분자만으로 조립한 인공세포가 세계 최초로 성장·DNA 복제·분열에 성공했다. 무생물에서 생명을 만드는 개념증명이자 합성생물학의 이정표지만, 스스로 리보솜을 못 만들어 '완전한 생명'은 아니다. 무엇이 대단하고 무엇이 아직 아닌지 균형 있게 정리했다.
여러분, 생물 시간에 배운 세포의 정의를 기억하시나요? "스스로 자라고, 유전물질을 복제하고, 둘로 나뉜다." 이 당연해 보이는 문장이, 사실 과학자들에게는 수십 년째 풀지 못한 숙제였습니다.
살아있는 세포에서 부품을 뜯어내 흉내 내는 건 이미 가능했어요. 하지만 생명이 없는 분자들만 모아, 밑바닥부터 세포를 조립하고, 그 세포가 실제로 자라고 분열하게 만드는 것 — 이건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2026년 7월, 그 벽이 처음으로 무너졌습니다.

대부분이 모르는 사실: '무생물'이 세포 임무를 완수했다
미국 미네소타대학교의 케이트 아다말라(Kate Adamala) 박사 연구팀은, 살아있는 세포에서 떼어온 것이 아니라 무생물 분자들을 하나씩 쌓아 만든 인공 세포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세포는 세 가지 기본 임무를 차례로 해냈습니다.
- 성장: 크기를 키웠고
- DNA 복제: 자신의 유전정보를 그대로 베꼈으며
- 분열: 마침내 둘로 나뉘었습니다
이 세 가지를 묶어 '세포 주기(cell cycle)'라고 부릅니다. 생명의 가장 기본적인 리듬이죠. 연구 결과는 2026년 7월 2일 프리프린트 서버 bioRxiv에 공개됐습니다. (아직 동료 심사(peer review)를 거치지 않은 예비 논문이라는 점은 기억해 두세요.)
아다말라의 박사과정 지도교수였던 잭 쇼스택(Jack Szostak, 시카고대) 교수는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인상적인 진전이다. 생물학적 부품으로 인공 세포를 조립하려는 시도 중에, 이만큼 멀리 간 사례를 나는 알지 못한다."
어떻게 만들었을까 — 부품을 하나씩 채워 넣었다
방식은 의외로 '레고 조립'에 가깝습니다. 연구팀은 2016년부터 이 작업을 시작해, 속이 빈 지질 주머니인 리포솜(liposome) 안에 필요한 부품을 하나씩 채워 넣었어요.
핵심은 두 가지 시스템을 한 주머니 안에서 동시에 돌리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는 다른 연구자들이 만든 DNA 복제 장치, 다른 하나는 유전정보를 단백질로 번역하는 36종 효소 세트(시판 제품)입니다. 이 둘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함께 작동하도록 손을 봤죠.
문제는, 이 인공 세포에는 스스로 영양을 만드는 대사 유전자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연구팀은 기발한 우회로를 씁니다. 당·지질·효소·tRNA·리보솜을 가득 채운 '먹이 리포솜(feeder liposome)'을 따로 만들어, 변형된 막단백질을 통해 인공 세포와 융합시킨 거예요. 말하자면 외부에서 도시락을 배달해 준 셈입니다.
가장 어려웠던 관문은 '분열'이었다
성장과 DNA 복제까지는 비교적 순조로웠습니다. 진짜 벽은 분열이었어요.

실제 세포는 '세포골격'이라는 내부 구조물을 재배열해 몸을 조인 뒤 갈라집니다. 하지만 이걸 인공적으로 재현하는 건 너무 복잡했죠. 아다말라 팀은 발상을 바꿔, 막스플랑크연구소의 라인하르트 리포프스키(Reinhard Lipowsky)가 제안한 물리적 원리를 빌려옵니다.
원리는 이렇습니다. 막 표면에 특정 단백질 '꼬리표'를 붙이면, 주변의 단백질들이 그 자리에 몰려들면서 막을 안쪽으로 휘게 만듭니다. 이 휘어짐이 누적되면 세포는 스스로 잘록해지다가 둘로 갈라집니다. 세포골격 없이, 순전히 막의 물리학만으로 분열을 유도한 거죠. 여러 번의 시도 끝에, 마침내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살아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냉정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 인공 세포는 아직 생명체가 아닙니다. 연구팀 스스로도 이 점을 분명히 합니다.
- 외부에서 먹이와 리보솜을 계속 공급받지 않으면 살지 못합니다.
- 외부 위협을 막을 방어 기능이 없습니다.
- 노폐물 처리도 서툴고, 대사 유전자 자체가 없습니다.
- 무엇보다 스스로 리보솜(단백질 공장)을 만들지 못해, 지속적인 성장과 번식에 한계가 있습니다.
아다말라는 이 상황을 멋진 비유로 설명합니다. 현대의 세포가 최첨단 여객기 보잉 787 드림라이너라면, "우리는 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기를 만든 것"이라고요. 날긴 날았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연구팀은 폴란드 출신인 아다말라의 감성을 담아 이 세포에 '스퍼드셀(spudcell, 감자 세포)'이라는 별명도 붙였습니다.
그럼에도 이 성과의 의미는 큽니다. 무생물에서 생명이 시작될 수 있다는 '생명의 기원(abiogenesis)' 가설을, 지금까지 나온 것 중 가장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실증이기 때문입니다.
진화의 문턱, '혼돈의 가장자리'
연구팀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공적으로 유전적 변이를 만들어 봤습니다. 그러자 더 크게 자라는 세포가 더 많은 딸세포를 남겼습니다. '선택'의 첫 단추가 끼워진 셈이죠.
다만 이건 아직 진짜 자연선택은 아닙니다. 지금 쓰는 DNA 복제 효소가 너무 정확해서, 의미 있는 돌연변이를 거의 만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진화가 일어나려면 적당히 실수하는 — 하지만 너무 많이 실수하지는 않는 — 효소가 필요합니다. 아다말라는 이를 이론생물학자 스튜어트 카우프만의 개념인 '혼돈의 가장자리(edge of chaos)'에 빗댑니다. 질서와 무질서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생명이 태어난다는 거죠.
연구팀은 비영리단체 '바이오틱(Biotic)'을 세우고 데이터와 방법을 모두 공개했습니다. 먼 미래에는 화석연료 없는 플라스틱, 비료, 의약품을 만들거나 질병을 연구하고, 나아가 생명의 기원을 밝히는 데 쓰이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독일 뮌헨공대의 욥 부크호벤(Job Boekhoven)의 말이 이 연구의 철학을 압축합니다.
"생명이 무엇인지 이해하려면, 먼저 생명을 만들어 봐야 한다."
정리하며
무생물 분자들이 스스로 자라고, 복제하고, 분열했다 — 이것만으로도 과학사에 남을 이정표입니다. 동시에 아직 스스로 리보솜을 만들지 못하는 '반쪽짜리 세포'라는 한계도 분명합니다. 대단함과 미완성이 공존하는 지점, 딱 그곳에 이 연구가 서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인간이 무생물에서 생명을 조립해 내는 날이 정말 올까요? 그리고 그 날이 온다면, 우리는 그것을 '생명'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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