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산 42.5도 역대 최고기온 — 온열질환자 1,146명, 2018년 폭염을 넘어선 이유
8월 2일 경남 양산이 42.5도를 찍으며 122년 관측사 최고기온을 갈아치웠다. 그런데 올여름 폭염일수는 역대 4위에 그친다. 낮이 덜 뜨거운데도 온열질환자가 주간 1,146명으로 2018년 기록을 넘어선 이유를 열대야·고령층·순응 실패 세 갈래로 짚었다.
올여름 폭염일수는 15.7일. 역대 4위다. 2018년(22.8일)이나 1994년(22.5일)에는 한참 못 미친다.
그런데 사람은 그 어느 해보다 많이 쓰러졌다. 7월 31일부터 8월 6일까지 일주일 동안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사람이 1,146명. 2011년 감시체계를 만든 이래 주간 기준 최다이고, '최악의 폭염'으로 불리던 2018년 같은 기간(1,106명)마저 넘어섰다.
낮이 덜 뜨거운데 왜 더 많이 쓰러졌을까.

122년 만에 깨진 기록, 양산 42.5도
8월 2일 오후 1시 26분, 경남 양산의 기온이 42.5도를 찍었다. 1904년 근대적 기상관측이 시작된 뒤 국내에서 관측된 가장 높은 기온이다. 종전 기록은 2018년 8월 1일 경기 광주시 초월읍 지월리의 41.9도였다.
양산의 그 닷새는 이렇게 흘러갔다.
- 7월 29일 40.3도
- 7월 30일 40.3도
- 7월 31일 41.4도
- 8월 1일 41.6도
- 8월 2일 42.5도
한 지역이 닷새 연속 40도를 넘긴 것은 국내 관측사에 없던 일이다. 8월 7일에는 서울 노원구도 40.2도를 기록했다. 영남 내륙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폭염일수는 4위인데, 열대야는 1위
기상청 잠정 통계(6월 1일~8월 7일, 전국 62개 지점)를 펼쳐 놓으면 숫자가 서로 엇갈린다.
| 항목 | 2026년 | 역대 순위 |
|---|---|---|
| 폭염일수 | 15.7일 | 4위 |
| 열대야일수 | 13.7일 | 1위 |
| 일평균기온 | 25.1도 | 2위 |
낮 기준인 폭염일수는 2018년(22.8일), 1994년(22.5일), 2025년(19.0일)에 밀린 4위다. 반면 열대야는 197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뒤 가장 많았다. 종전 1위였던 2024년의 13.0일을 넘어섰다.
같은 여름을 낮으로 재면 4등, 밤으로 재면 1등이다.

몸이 밤에 회복하지 못했다
"낮에 받은 열 스트레스를 밤에 조금 회복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다음 날 또 고온에 노출되면서 열 탈진이나 열사병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MBC 보도에 실린 설명이다. 8월 1일 강릉에서는 밤 최저기온이 30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초열대야가 처음 관측됐고, 이후 서울에서도 잇따라 나타났다.
여기에 하나가 더 겹쳤다. 이경원 교수는 올해의 특징으로 '순응 실패'를 지목했다. 6월 전국 평균기온은 22.2도였고 7월 초까지는 장마가 열기를 눌렀다. 몸이 더위에 적응할 시간을 벌지 못한 상태에서 기온이 갑자기 치솟았다는 것이다. 같은 40도라도 서서히 오른 40도와 급하게 오른 40도는 몸에 다르게 작용한다.
쓰러지는 사람은 정해져 있었다
누적으로 보면 5월 15일부터 8월 4일까지 온열질환자는 2,872명, 사망자는 23명이다. 환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3,321명)의 86% 수준인데, 사망자는 오히려 2명 늘었다. 덜 쓰러졌는데 더 죽었다.
인구 10만 명당 환자 수를 나이대로 끊어 보면 격차가 분명하다.
- 80세 이상 12.5명
- 70대 7.4명
- 60대 5.8명
사망자 21명 가운데 13명, 62%가 80세 이상이었다. 80세 이상 환자의 18.0%는 집 안에서 발병했다. 전체 평균 7.0%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논밭도 공사장도 아닌 자기 집에서 쓰러진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젊은 층이 안전한 것도 아니다. 집계 2,441명 기준으로 20~30대가 24.1%, 넷 중 한 명꼴이었다. 이 세대는 실외 작업장과 운동장 같은 활동 장소에서 쓰러지는 비중이 높다. 인천에서는 프로야구를 응원하던 20대 관중이 밤 10시쯤 쓰러졌다. 경기 시작 때보다 3도 내려간 31.1도, 체감온도 33.1도의 밤이었다.
여기까지 보고 나면 폭염을 재는 방식 자체를 의심하게 된다. 폭염특보는 낮 최고기온을 기준으로 발령된다. 그런데 올해 사망자를 밀어 올린 변수는 낮의 절정이 아니라 밤에 식지 않는 온도였다. 낮으로 매기면 '역대 4위'인 여름이 사람에게는 최악에 가까웠다는 건, 경보 체계가 실제 위험의 절반만 보고 있다는 뜻에 가깝다. 집에서 쓰러지는 80대 비율이 평균의 두 배가 넘는다는 통계도 그냥 넘기기 어렵다. 무더위쉼터를 늘리는 대책은 '집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사람'을 전제로 하는데, 정작 위험한 쪽은 나오지 못하거나 전기요금이 무서워 에어컨 리모컨을 들지 않는 쪽이다. 얼마 전 다룬 노인빈곤율 39.7%(OECD 1위)와 겹쳐 놓으면, 폭염은 기후 문제인 동시에 소득 문제가 된다. 다만 열대야 13.7일은 아직 잠정치라는 점은 짚어 두는 게 맞겠다. 기상청도 품질 검토를 거치며 값이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기록을 몇 위로 매기느냐보다, 밤 기온이 사망을 더 잘 예측하는 지표일 수 있다는 쪽이 남는 이야기다.
올여름은 낮이 가장 뜨거웠던 해가 아니다. 밤이 가장 뜨거웠던 해다. 그리고 사람들은 낮에 달궈진 몸을 밤에 식히지 못했을 때 쓰러졌다.
여러분 동네의 밤은 어땠나요. 에어컨 없이 잠들 수 있었는지, 그리고 폭염특보 기준을 밤 기온까지 넓혀야 한다고 보는지 댓글로 남겨 주세요.
📎 출처: 원문 보기
- hankookilbo.com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80613410005931
- etnews.comhttps://www.etnews.com/20260808000039
- seoul.co.krhttps://www.seoul.co.kr/news/society/2026/08/03/20260803002004
- imnews.imbc.comhttps://imnews.imbc.com/replay/2026/nwdesk/article/6842689_3700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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