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 성과급 갈등 정리 — 영업이익 60조 회사에 통합노조가 생긴 이유
SK하이닉스 통합노조 준비모임에 나흘 만에 3,500명이 모였다. 2분기 영업이익 60조 원, 영업이익률 76%의 사상 최대 실적을 낸 회사다. 쟁점은 '더 달라'가 아니라 지난해 합의한 초과이익분배금(PS)을 1년 만에 다시 협상하려 한다는 것 — 성과급 갈등의 구조를 짚었다.
분기 영업이익 60조 원. 영업이익률 76%. SK하이닉스가 지난달 말 내놓은 2026년 2분기 성적표다.
그리고 지난 5일, 이 회사 직원들이 새 노조를 만들겠다며 준비모임을 열었다. 나흘 만에 3,500명이 모였다. 전체 임직원 3만 5,000명의 10%다.
돈을 이렇게 잘 버는 회사에서 왜 노조가 생길까. 요구 사항을 들여다보면 더 뜻밖이다. 더 달라는 게 아니다.

분기 영업이익 60조라는 숫자
2분기 매출 79조 3,187억 원, 영업이익 60조 5,426억 원. 영업이익률은 76%였다. 파는 족족 4분의 3이 남았다는 이야기다.
전년 같은 기간과 견주면 매출은 257%, 영업이익은 557% 늘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00조 원을 넘겼다. HBM을 비롯한 AI 서버용 메모리 가격이 계속 오른 결과다.
이 정도 숫자가 찍히면 보통 사내 분위기는 좋다. 성과급 이야기가 오갈 때는 더 그렇다.
나흘 만에 3,500명
8월 5일 통합노조 준비모임이 열렸다. 나흘 만에 3,500명 넘게 모였고, 추진위원회는 8일 노조 설립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르면 다음 주 안에 정식 노조가 출범한다.
3,500명이라는 숫자는 그냥 넘기기 어렵다. 전체 임직원의 10%가 며칠 만에 이름을 올렸다는 건, 준비모임이 생기기 한참 전부터 쌓여 있던 게 있었다는 뜻이다.
쟁점은 돈이 아니라 작년에 한 약속
핵심은 초과이익분배금(PS)이다.
지난해 노사가 합의한 내용은 이랬다.
- 영업이익의 10%를 PS 재원으로 삼는다
- 기존에 있던 상한을 없앤다
- 이 체계를 앞으로 10년간 유지한다
- 지급액의 80%는 현금, 20%는 2년에 걸쳐 나눠 준다
재원이 영업이익의 10%니 지금 같은 실적이면 금액은 알아서 커진다. 직원 입장에서 나쁠 게 없는 합의였다.
문제는 올해 교섭에서 회사가 새 안을 꺼냈다는 데 있다. 성과급 일부를 주식으로 주고, 일정 기간 팔지 못하게 하자는 제안이다.
직원들이 걸고넘어지는 지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주가가 흔들리면 실제로 손에 쥐는 액수가 달라진다는 것. 다른 하나는 10년을 가기로 한 약속을 1년 만에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올렸다는 것이다.
추진위 임시위원장이 밝힌 출범 목적은 짧고 분명하다.
"통합노조의 최우선 출범 목적은 지난해 합의된 성과급 지급 약속의 완벽한 이행"
성과급을 앞으로 10년간 아예 협상 대상에서 빼자는 요구도 함께 나왔다.

왜 하필 '통합'인가
SK하이닉스에는 이미 노조가 있다. 그것도 둘이다. 민주노총 산하 기술사무직 노조, 그리고 한국노총 소속 이천·청주공장 전임직 노조.
새 노조를 만드는 쪽은 기존 노조를 향해 "조합원 의견 수렴과 교섭 내용 공개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비판한다. 생산직과 기술사무직으로 갈린 교섭 구조로는 요구를 세게 밀어붙이지 못한다는 판단이다.
직군이 갈려 있으면 회사는 각각과 따로 마주 앉으면 된다. 하나로 묶이면 셈법이 달라진다. 이번 움직임의 표적이 성과급 체계 하나만은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이 갈등이 '분배'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로 굴러갔다는 점이다. 임금 인상률을 놓고 밀고 당기는 통상적인 노사 갈등과 결이 다르다. 직원들은 더 큰 몫을 달라는 게 아니라, 작년에 쓴 문서대로 하자고 말하고 있다. 사실 회사가 제안한 주식 지급이 그 자체로 부당한 방식은 아니다. 매도 제한을 걸어 장기 근속과 주가를 묶어 두는 설계는 실리콘밸리에서도 흔하게 쓴다. 문제는 순서다. 10년을 약속해 놓고 1년 만에 조건을 바꾸자고 하면, 내용이 무엇이든 '합의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것'이 되어 버린다. 국내 대기업 성과급 갈등이 몇 년 주기로 반복되는 이유도 대체로 여기 있다. 액수보다 산식과 약속의 수명이 문제다. 2021년 초 SK하이닉스 성과급 산정 방식 논란이 사내 게시판 글 하나에서 시작해 재계 전체로 번졌던 걸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번 3,500명이라는 숫자가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 다만 아직 정식 출범 전이고 회사가 제안을 어떻게 손볼지도 남아 있다. 통합노조가 기존 두 노조를 실제로 흡수하며 교섭대표노조 지위까지 가져갈 수 있을지는 조합원 수 경쟁이라는 또 다른 관문을 넘어야 한다.
실적이 좋다고 조용한 회사는 없다. 나눌 게 많아질수록 어떻게 나눌지가 오히려 선명한 갈등이 된다. 이번 일은 성과급 액수 다툼이라기보다, 한 번 한 약속을 얼마나 오래 지킬 것이냐에 대한 시험에 가깝다.
여러분 회사는 어떤가요. 성과급 산식이 해마다 바뀌는 편인가요, 아니면 몇 년째 그대로인가요. 성과급 일부를 주식으로 받고 몇 년간 못 파는 조건이라면, 여러분은 받아들이시겠어요?
📎 출처: 원문 보기
- imaeil.comhttps://www.imaeil.com/page/view/2026080908344840414
- ajunews.comhttps://www.ajunews.com/view/20260809093240309
- sisajournal-e.comhttps://www.sisajournal-e.com/news/articleView.html?idxno=422969
- news.skhynix.co.krhttps://news.skhynix.co.kr/q2-2026-business-resul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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