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stgreSQL 발음 정리 — 포스트그레스큐엘이 정답인 이유
PostgreSQL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헷갈린다면, 공식 FAQ가 이미 답을 적어뒀다. "Post-Gres-Q-L", 그러니까 포스트그레스큐엘. 줄여서 "포스트그레스"도 공식 애칭이고, "포스트그리"가 오답인 이유는 이름의 뿌리가 Ingres에 있기 때문이다.
회의 중에 이 단어가 나올 때만 목소리가 살짝 작아지는 분, 저만 그런 게 아닐 겁니다. "그거… 포스트그레, 스큐엘? 아무튼 그 DB요." 발음에 확신이 없으니 슬쩍 뭉개고 넘어가게 되죠. 채팅으로만 쓸 땐 아무 문제 없다가, 입 밖으로 낼 일이 생기면 갑자기 난이도가 올라가는 이름입니다.
억울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름이 길고, 중간에 SQL이 끼어 있고, 왜 그렇게 읽는지 납득하려면 30년 전 대학 연구실 이야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니까요. 그래도 정답 자체는 공식 문서에 딱 한 줄로 박혀 있습니다.

사람들이 쓰는 후보는 대충 네 개
| 후보 | 상태 |
|---|---|
| 포스트그레스큐엘 | 공식 정답 |
| 포스트그레스 | 공식이 인정한 애칭, 실무 대화 1등 |
| 포스트그리 | 흔한 오독 |
| 포스트그리에스큐엘 | 오독인데 길기까지 |
이 중에서 위의 둘은 어디서 써도 안전하고, 아래 둘은 틀렸습니다. 그런데 아래 둘을 쓰는 사람이 유난히 많은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 얘기는 조금 뒤에.
공식 FAQ는 이미 답을 적어놨다
PostgreSQL 위키 FAQ의 "What is PostgreSQL? How is it pronounced? What is Postgres?" 항목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PostgreSQL is pronounced Post-Gres-Q-L.
한국어로 옮기면 포스트-그레스-큐-엘. 여기서 중요한 건 뒤쪽 처리입니다. SQL을 "시퀄"이라는 한 덩어리로 뭉치는 게 아니라, S-Q-L 철자를 그대로 읽어서 "에스큐엘"로 갑니다. 표기를 Post-Gres-Q-L로 끊어놓은 것 자체가 그 안내예요.
혹시라도 글자만으로 감이 안 올까 봐, 공식 페이지는 발음을 녹음한 mp3 파일까지 올려뒀습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자기 이름 발음용 오디오를 준비해둔다는 건, 그만큼 오래 시달렸다는 뜻이기도 하죠.
줄여 부르는 것도 공식입니다.
Postgres is a widely-used nickname for PostgreSQL. It was the original name of the project at Berkeley.
"포스트그레스"는 널리 쓰이는 애칭이자, 사실은 버클리 시절의 원래 이름이라는 설명. 즉 짧게 부르는 쪽이 오히려 더 오래된 이름입니다. 실무 대화에서 "포스트그레스 붙였어요"라고 말하는 건 게으른 축약이 아니라 정통 계보를 따르는 셈이죠.
'그리'가 아니라 '그레스'인 이유
여기가 이 이름의 핵심입니다. PostgreSQL은 Post-Ingres에서 왔습니다.
버클리의 Michael Stonebraker 교수가 앞서 만든 데이터베이스가 Ingres(인그레스)였고, 그 후속작이라는 뜻으로 "Post(다음) + gres(Ingres에서 따온 조각)"를 붙였습니다. 그러니 이름을 끊는 지점은 Postgre | s가 아니라 Post | gres입니다.
영어에 "Postgre"라는 단어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글로 옮겨 적을 때 우리 눈에는 자연스럽게 "포스트그레 + 에스큐엘"처럼 보이거든요. 어원을 모르면 "포스트그리"로 흘러가는 게 이상한 일도 아닙니다. 그럴 만합니다. 다만 정답은 그레스예요.

이름이 세 번 바뀌는 동안 벌어진 일
지금 배포판에 들어 있는 라이선스 문구에 이 역사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PostgreSQL Database Management System (formerly known as Postgres, then as Postgres95)
정리하면 이런 흐름입니다.
- Ingres — Stonebraker의 이전 데이터베이스
- POSTGRES — 버클리에서 시작된 후속 프로젝트
- Postgres95 — 1995년, SQL 지원이 추가되면서 개칭
- PostgreSQL — 1996년, 지금의 이름으로 다시 개칭
아이러니한 건, 발음을 어렵게 만든 범인이 바로 3번과 4번 단계라는 점입니다. SQL을 제대로 지원하게 됐다는 자랑스러운 변화를 이름에 새겨 넣었더니, 그 대가로 4음절짜리 이름이 7음절로 늘어나고 세계 개발자들이 30년 동안 발음을 헷갈리게 됐죠. 기능이 이름을 이긴 사례입니다.
SQL은 시퀄인가 에스큐엘인가
곁다리로, SQL 자체도 오래된 논쟁거리입니다. 전신인 SEQUEL에서 왔으니 "시퀄"이 맞다는 쪽과, 표준 명칭대로 철자를 읽어 "에스큐엘"이라는 쪽이 지금도 갈립니다. 어느 쪽도 사람을 틀렸다고 몰아붙일 만한 사안은 아니에요.
다만 PostgreSQL이라는 이름 안에서는 공식이 에스큐엘로 정리해뒀습니다. "포스트그레시퀄"이 상대적으로 덜 들리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선 어떻게 부르면 되나
한국 개발 현장을 보면 말할 때는 거의 "포스트그레스"로 수렴합니다. 회의에서 일곱 음절을 꼬박 발음하는 사람은 드물고, 그게 공식 애칭이기도 하니 아무 문제 없습니다. 편하게 부르세요.
정작 신경 쓸 값어치가 있는 건 발음이 아니라 표기입니다. 문서나 슬라이드, 이력서, 채용공고에는 PostgreSQL을 원문 그대로 쓰는 게 좋습니다. 한글 음차로 적어두면 사내 위키에서 검색이 안 걸리고, 채용공고에 "포스트그레스 경험자"라고만 적어두면 지원자가 키워드 검색으로 그 공고를 찾지 못합니다.
postgre라고 단독 표기하는 습관은 실질적인 손해도 만듭니다. 이 문자열은 생태계 어디에도 없거든요. 패키지는 postgresql-client, CLI는 psql, 기본 슈퍼유저 계정은 postgres입니다. postgre로 기억하고 있으면 에러 메시지를 그대로 검색해도 원하는 문서가 안 나오고, 설정 파일에서 찾아야 할 문자열도 놓치게 됩니다. 발음을 몰라서 손해 보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이름을 잘못 기억해서 디버깅이 늦어지는 경우는 실제로 있습니다.
신입 교육 자리에서 이 얘기를 5초만 해주는 것도 은근히 값어치가 있습니다. "Post + gres, 앞 세대 Ingres 다음이라는 뜻" 한 줄이면 평생 안 틀립니다. 어원을 한 번 각인시키는 편이 "그건 틀렸어요"라고 열 번 고쳐주는 것보다 빠르더군요.
정리하면
공식 정답은 포스트그레스큐엘, 줄이면 포스트그레스. 둘 다 공식이 인정한 표현이고, "그레스"인 이유는 이름이 Post-Ingres에서 왔기 때문입니다. 이름 뒤에 SQL이 붙은 건 1995년에 SQL 지원이 추가된 흔적이고요.
여러분 팀에서는 뭐라고 부르시나요? 저는 글로는 PostgreSQL, 말로는 포스트그레스로 굳어졌는데, 아직도 회의에서 "포스트그리"가 들리면 굳이 고쳐주진 않고 그냥 넘어갑니다. 그럴 만한 이름이니까요.
📎 출처: 원문 보기
- wiki.postgresql.orghttps://wiki.postgresql.org/wiki/FA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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