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브코딩 사전 등재 — 기업 32%가 SaaS 대신 직접 만드는 흐름 정리
Merriam-Webster가 'vibe coding'을 표제어로 올렸다. Collins 올해의 단어에 이어, McKinsey 조사에서는 조직의 32%가 기성 SaaS를 사는 대신 에이전틱 코딩 도구로 직접 만들기를 택했다. 바이브코딩이 유행어에서 build vs buy 의사결정으로 넘어간 지점을 짚었다.
사전에 단어가 오른다는 건 그 말이 한때의 밈을 통과했다는 뜻이다. 유행어는 사전이 받아 적기 전에 대개 사라진다.
그런데 이 말은 살아남았다. Merriam-Webster가 'vibe coding'을 표제어 목록에 올렸다. 뜻풀이는 냉정할 만큼 짧다. AI의 도움을 받아 다소 대충 코드를 짜는 것. 최초 사용 시점은 2025년으로 기록됐고, 표제어에 딸린 예문은 2026년 8월에 갱신됐다.

트윗 한 줄에서 표제어까지
출발점은 2025년 2월 2일이었다. AI 연구자 Andrej Karpathy가 X에 올린 글에서 "바이브에 몸을 맡기고… 코드가 존재한다는 것조차 잊는" 새로운 코딩을 이야기했다. 절반은 농담이었던 이 표현은 그해 Collins 사전의 올해의 단어로 뽑혔고, 이제 Merriam-Webster의 표제어가 됐다.
정의에 담긴 뉘앙스가 재미있다. "다소 대충"이라는 표현이 뜻풀이 안에 그대로 박혀 있다. 사전은 이 단어를 칭찬으로도 비난으로도 쓰지 않는다. 사람들이 실제로 그렇게 일하고 있다고 적었을 뿐이다.
사전은 유행을 만들지 않는다. 이미 굳어진 말을 뒤늦게 받아 적는다.
같은 시기, 훨씬 무거운 숫자
단어가 사전에 오른 것과 거의 같은 시기에 기업 쪽 데이터가 나왔다. McKinsey가 2026년 8월 25일 발표한 'State of AI 2026'이다. 97개국 1,719명이 응답했고 GDP 가중이 적용됐다. 여기서 눈길이 멈추는 대목은 개발 생산성이 아니라 구매 결정이었다.
- 조직의 32% 가 기성 소프트웨어(SaaS)를 사는 대신 에이전틱 코딩 도구로 직접 만들기로 결정했다
- 하이퍼포머(EBIT의 5% 이상을 AI에 귀속하는 상위 6% 조직)는 거의 절반이 구매를 건너뛰었다. 나머지 그룹은 31%였다
- 산업별 편차가 크다 — 테크 41%, 보험 19%, 공공·사회 17%
- 매출 10억 달러 이상 대기업의 40% 가 한 개 이상 기능에서 에이전트를 확장했다. 전년 27%에서 올랐다

32%라는 숫자를 "3분의 1이 자체 개발을 끝냈다"로 읽으면 곤란하다. 이건 완성이 아니라 사지 않기로 한 의사결정 지점이다. 그래도 의미는 작지 않다. 소프트웨어 구매 품의가 올라가던 자리에 "이건 우리가 만들죠"가 들어가기 시작했다는 뜻이니까.
테크 41%와 공공·사회 17% 사이의 24%p 격차도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규제와 레거시가 두꺼운 곳일수록 직접 만들기의 문턱이 높다. 바이브코딩이 산업을 균일하게 밀고 들어가는 게 아니라는 증거다.
질문이 이동했다
논의의 무게중심이 옮겨간 게 이 흐름의 핵심이다. 이제 쟁점은 "AI가 앱을 짤 수 있나"가 아니다. AI가 짠 앱을 누가 안전하게 소유하고, 요구사항 정의·리뷰·통제된 워크플로우로 유지하나로 넘어갔다. 유행어가 성숙 단계에 들어섰다는 신호는 대개 이런 모습이다. 할 수 있느냐를 묻던 자리에 누가 책임지느냐가 들어온다.
여기서 한국 기업이 꼭 짚어야 할 게 있다. 직접 만든다는 결정이 곧 공짜라는 뜻은 아니다. 구독료가 줄어드는 건 눈에 보이지만, 그 자리에 유지보수와 운영 비용(run cost), 그리고 소유 책임이 사내로 옮겨온다. SaaS를 쓸 때 벤더가 대신 지던 보안 패치·장애 대응·규제 대응이 전부 내부 일감이 된다는 얘기다.
인건비 한 명 분으로 SaaS 몇 개를 대체했다고 계산할 때, 그 한 명이 2년 뒤에도 그 코드를 붙들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은 자주 빠진다. 벤더 입장에서도 셈이 복잡해졌다. 몇 주면 사내에서 흉내 낼 수 있는 얇은 기능은 대체되기 쉽고, 데이터·네트워크·규제 대응처럼 깊은 해자를 가진 제품만 살아남는다.
국내 SaaS 시장이 아직 구독 확산 단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성숙기를 거치기 전에 자체 개발과 먼저 경쟁하게 되는 셈이다. 성패를 가르는 건 코드를 얼마나 빨리 뽑아내느냐가 아니다. 요구사항을 얼마나 정확히 정의하고, 리뷰와 거버넌스를 어디까지 붙일 수 있느냐다.
정리하면
바이브코딩은 밈에서 출발해 사전 표제어가 됐고, 같은 해 기업의 구매 의사결정 데이터에 흔적을 남겼다. 개발 방식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뜻이다. 다만 사전이 정의에 "다소 대충"을 남겨둔 것처럼, 이 방식의 약점도 그대로 남아 있다.
여러분 회사는 어느 쪽인가. 최근 1년 사이 "이건 사지 말고 만들자"는 결정을 해본 적이 있는지, 있다면 그 유지보수는 지금 누가 맡고 있는지 궁금하다.
📎 출처: 원문 보기
- merriam-webster.comhttps://www.merriam-webster.com/dictionary/vibe%20co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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