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직금 세금 계산법 — IRP로 퇴직소득세 30~40% 줄이는 법 총정리
퇴직금 세금 계산법을 근속연수공제·환산급여·세율까지 단계별로 뜯어보고, IRP 계좌로 퇴직소득세를 30~40% 줄이는 과세이연·연금수령 전략까지 한 번에 정리했다. 퇴직을 앞뒀다면 꺼내는 순서부터 챙기자.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퇴직금에 세금이 붙는다는 걸 회사 그만둘 때쯤에야 알았다. 막연히 "그동안 고생한 돈인데 그냥 다 주겠지" 생각했는데, 명세서를 받아 든 선배가 "이거 미리 알았으면 몇십만 원은 아꼈을 텐데"라고 한숨 쉬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 퇴직금은 받는 순간이 아니라 '어떻게, 언제 꺼내느냐'에서 세금이 갈린다. 이 구조만 알아도 손에 쥐는 돈이 달라진다.

퇴직소득세는 왜 '찔끔' 나오나
먼저 오해부터 풀자. 퇴직금은 월급처럼 그냥 세율을 때리지 않는다. 한 직장에서 오래 쌓은 목돈을 한 해에 몰아 받는 거니까, 그대로 누진세율을 매기면 세금이 폭발한다. 그래서 나라가 근속연수로 나눠서 세금을 계산하는 '연분연승' 방식을 쓴다. 오래 다닐수록 세 부담이 뚝 떨어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
계산 순서는 이렇다.
- 퇴직소득금액 - 근속연수공제 = 환산 전 금액
- 여기에
× 12 ÷ 근속연수를 해서 환산급여를 뽑는다 - 환산급여에서 환산급여공제를 빼 과세표준을 구한다
- 과세표준에 기본세율(6~45%)을 적용
- 거기에 다시
× 근속연수 ÷ 12를 곱한 게 최종 퇴직소득세
핵심은 2번과 5번이다. 근속연수로 한 번 나눴다가 마지막에 다시 곱해주는데, 그 사이 낮은 세율 구간에 걸리게 만드는 게 연분연승의 묘미다.
근속연수공제는 2026년 기준 이렇게 쌓인다.
| 근속연수 | 공제액 |
|---|---|
| 5년 이하 | 100만원 × 근속연수 |
| 6~10년 | 500만원 + 200만원 × (근속 − 5) |
| 11~20년 | 1,500만원 + 250만원 × (근속 − 10) |
| 20년 초과 | 4,000만원 + 300만원 × (근속 − 20) |
숫자로 한번 돌려보자
말로만 보면 안 와닿으니 직접 계산해보자. 근속 20년, 퇴직금 1억원인 사람을 예로 든다.
- 근속연수공제(20년) = 4,000만원
- 1억 − 4,000만 = 6,000만원
- 환산급여 = 6,000만 × 12 ÷ 20 = 3,600만원
- 환산급여공제(800만~7,000만 구간) = 800만 + (3,600만 − 800만) × 60% = 2,480만원
- 과세표준 = 3,600만 − 2,480만 = 1,120만원
- 1,120만원은 6% 구간 → 환산산출세액 = 67만2천원
- 최종 퇴직소득세 = 67만2천원 × 20 ÷ 12 ≈ 112만원
1억을 받는데 세금이 112만 원, 실효세율로 1%대다. 놀랐다면 그게 정상이다. 바로 이 연분연승 구조 때문이다. 반대로 근속이 짧고 퇴직금이 크면 세율 구간이 확 올라가 체감 세금이 몇 배로 뛴다. "퇴직금 세금 폭탄" 사연은 대부분 이 짧은 근속 + 큰 금액 조합이다.

IRP로 넘기면 뭐가 달라지나
여기서부터가 진짜다. 퇴직금을 IRP(개인형 퇴직연금) 계좌로 받으면 그 순간에는 퇴직소득세를 떼지 않는다. 이걸 과세이연이라고 한다. 세금을 안 내는 게 아니라 '나중에 꺼낼 때로 미루는' 것이다. 참고로 퇴직금이 300만원을 넘고 수령자가 55세 미만이면 애초에 IRP로 의무 이전된다.
미루는 게 뭐가 좋냐고? 두 가지다.
- 운용수익이 통째로 굴러간다. 세금으로 빠져나갈 돈까지 계좌 안에서 투자되니, 복리로 불어나는 원금 자체가 커진다.
-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깎아준다. 일시금으로 한 번에 빼면 이연했던 퇴직소득세를 100% 내지만, 연금으로 받으면 수령 10년차까지는 30%, 11년차부터는 40%를 감면해준다.
연금을 꺼낼 때 붙는 세율도 나이에 따라 낮다. 만 55~69세는 5.5%, 70~79세는 4.4%, 80세 이상은 3.3%. 여기서 꼭 구분할 게 있다. 퇴직금(이연퇴직소득)을 재원으로 한 연금은 금액과 상관없이 무조건 분리과세라 다른 소득과 합산되지 않는다. 흔히 말하는 "연 1,500만원 넘으면 종합과세" 규칙은 퇴직금이 아니라 세액공제받은 적립금과 운용수익 쪽에 적용되는 이야기다. 둘을 섞어서 겁먹을 필요 없다.
실수하기 쉬운 지점들
- IRP에서 일시금으로 빼면 혜택이 날아간다. 어렵게 이연해놓고 한 번에 인출하면 감면 0%, 운용수익분엔 기타소득세 16.5%까지 붙는다.
- 연금 수령연차를 계산기처럼 챙겨라. 55세 이후 최소 10년 이상에 걸쳐 나눠 받아야 30~40% 감면 구간이 제대로 열린다. 급해서 2~3년에 몰아 빼면 감면 폭이 쪼그라든다.
- 건강보험료도 변수다. 분리과세되는 연금소득은 건보료 산정에 비교적 유리하게 잡히는 편이라, 일시금으로 소득이 한 해에 튀는 것보다 부담을 고르게 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세금을 몇 % 깎느냐'보다 과세이연으로 굴러가는 시간이 더 크다고 본다. 112만원짜리 예시만 보면 감면액이 커 보이지 않지만, 퇴직금이 수억 단위이고 그걸 20~30년 더 투자한다고 생각하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한국은 노후 준비가 유독 늦은 편이라, 퇴직금을 '지금 쓸 목돈'이 아니라 '세금 미뤄가며 굴리는 노후 재원'으로 보는 관점 전환 자체가 절세의 출발점이다. 반대로 당장 대출을 갚아야 하거나 현금이 급한 상황이라면, 감면 몇 %를 좇다가 더 비싼 이자를 무는 게 손해일 수 있으니 본인 상황부터 냉정하게 보는 게 먼저다.
정리하면 이렇다. 퇴직소득세는 근속연수로 나눠 계산되니 오래 다닐수록 낮고, IRP로 받아 연금으로 나눠 꺼내면 과세이연 + 30~40% 감면 두 혜택을 동시에 챙긴다. 퇴직을 앞두고 있다면 "얼마 받나"보다 "어떤 계좌로, 몇 년에 걸쳐 꺼낼까"를 먼저 정하자.
여러분은 퇴직금, 일시금으로 받아 바로 쓰실 건가요, 아니면 IRP에 넣고 연금으로 천천히 꺼내실 건가요? 비슷한 고민 해보신 분들 의견이 궁금합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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